“나는 사순절동안 ‘참는생활표’를 지키면서 예수님의 아픔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차츰 적응이 돼 갔습니다. 하지만 못 지킨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하교길에 교회에 들려 말씀보기와 기도하기’였어요. 못 지킨 이유는 집 근처에 마땅한 교회도 없었고, 또 있더라도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밖에서 기도했습니다.”
초등부 신세경 어린이(옥토교회)가 지난해 사순절을 경험하며 고백한 체험기다. 부활절을 기다리며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참회의 절기’인 사순절이 십여 일 앞으로 다가온 요즈음, 이 어린이의 ‘사순절 체험기’가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그림 = 방한나 | ||
김영래 교수(감신대 기독교교육학)는 “교회의 각 절기는 하나의 사이클을 그리며 성도들의 신앙이 성숙하고 성장하도록 이끈다”면서 “특히 미국교회에서 절기는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어 있으며 마치 명절처럼 지켜오고 있다”고 절기 교육의 중요성을 짚었다.
덧붙여 김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회심하는 시간인 사순절을 온전히 지내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며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강지현 교육사(옥토교회)는 어린이부 학생들에게 ‘참는생활표’를 지키도록 교육했다. 다소 긴 40일 가운데 21일을 정해, 각 요일별로 아이들의 수준에서 절제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록들을 제시해 준 것. 오락 안 하기, 한 끼 금식하기, 먹고 싶은 음식 참기, 착한일 하기 등 쉽고 간단한 지침들이 들어있다.
김영택 어린이(6학년)는 “월요일은 오락 안하기, 연속극 안보기, 채팅 절제하기였습니다. 꼭 지키리라 마음 먹었는데 어느새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월요일은 넘기고 말았습니다. 화요일은 군것질 안하기였습니다. 이날도 친구가 무엇을 사준다고 하는 바람에 까먹고 못지켰습니다”라고 실수담을 털어놨다.
이러한 실수를 통해 이 어린이는 “생활표를 지키는 것이 참 어렵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단다. “예수님은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을 나는 존경합니다”라고 끝맺음 된 김영택 어린이의 소감문은 사순절이 아이들의 신앙에 양질 좋은 ‘거름’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한편 매년 교회학교 어린이들에게 ‘사순절 QT집'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문지희 전도사(동광교회)는 “보통 어른들이 말하는 사순절은 우울하고 무거운 느낌의 시간”이라면서 “올해는 사순절을 어둡게 표현하기 보다는 예수님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공생애 기간의 행적을 좆아가며 무한한 사랑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학교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사순절의 은혜를 경험토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디어 금식’을 추천했다. ‘미디어 금식’이란 사순절 동안 게임, 채팅, TV, 잡지, 영화, 컴퓨터 등 미디어 사용을 절제하고 그 대신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자는 캠페인이다. 이와 함께 문화선교연구원도 ‘문화금식 십계명’을 발표, 십자가 수난의 의미를 묵상하고 체험하도록 안내했다.
<문화금식 십계명>
1.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는 책을 읽는다.
2. 사순절 묵상을 돕는 영화를 보며 감성을 조율한다.
3.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음악을 듣는다.
4. 외식을 줄이고 청량음료 소비를 줄인다.
5.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쇼핑을 자제하고 검소한 옷을 입는다.
6. TV를 보지 않거나 하루 30분 정도로 시청 시간을 줄인다.
7. 오락 프로, 홈쇼핑 등의 시청을 절제한다.
8. 낮에 햇볕을 쬐며 20분씩 산책한다.
9. 정오 시간을 소침묵으로 지킨다.
10. 꽃과 식물을 키우거나 헌혈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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