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산록도로 부근)에 있는 촬영장
SBS 수목 미니시리즈 '태양을 삼켜라'가 1일 막을 내리면서 18.5%(AGB닐슨)를 기록해 방송되는 동안 이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 9일 1회 시청률이 13.8%를 기록한 '태양을 삼켜라'는 평균 16.4%를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로만 보면 히트 드라마는 아니며 보통의 성적을 냈다고 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규모로 볼때 흥행성에서 성공하지 못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을 삼켜라'는 더 큰 문제는 완성도면이다. 물량공세, 해외로케이션, 톱스타 투입 등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지향한 드라마 중 많은 작품이 실패를 했는데 그 실패 원인을 고스란히 반복해 드러내는 문제점도 있었다.
'올인'의 최완규 작가와 유철용PD 스타 작가와 연출자, 그리고 지성 성유리 이완 등 스타 연기자, 120억원의 제작비 투입, 미국 라스베이거스 및 아프리카 촬영 등을 내세우며 방송전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분명 '태양을 삼켜라'의 이같은 엄청난 물량공세는 눈길을 끌수 있는 드라마 기제임에는 분명하지만 드라마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는 아니다. '태양을 삼켜라'는 그것을 간과했다. 막대한 제작비 투입과 톱스타 출연으로 대변되는 블록버스터급 대형 드라마들이 드라마의 내적인 완성도를 기울이지 않고 화려한 볼거리만을 전시하는 행태를 보여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태양을 삼켜라'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자란 남자 주인공 정우(지성)가 악행을 일삼는 아버지(전광렬)를 상대로 복수를 다짐하며 벌이는 과정에서의 삶과 인생의 의미,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그린 '태양을 삼켜라'는 그야말로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진부한 이야기 구조에 작위적인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 결말로 첫 회를 보면서 끝을 금세 알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핵심인 정우의 삶의 행로와 사랑은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에서 우려먹던 스테레타입의 전형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버림을 받고 아버지를 상대로 복수를 하려다 그 과정에서 복수는 자신의 인생을 황폐화시킬 뿐이며 진정한 인생의 의미와 사랑은 화해라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용했던 교조적 공식처럼 자리 잡은 주제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틀에 박힌 그것도 개연성과 새로움이 거세된 정우에게서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태양을 삼켜라'의 가장 큰 문제는 볼거리가 이야기를 삼킨 드라마라는 점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다. 대형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드라마나 영화의 가장 큰 성공변수는 탄탄한 이야기로 시청자나 관객의 마음을 잡는 것이다. 단순히 현란한 영상과 해외촬영의 스펙터클한 장면만으로 시청자의 시선만을 잡아서는 성공하지 못한다.
화려한 영상이 전개되는 이야기와 맞물려 캐릭터나 사건, 갈등을 잘 드러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데 볼거리와 이야기가 따로 노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드러났다. 그나마 빈약한 이야기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찬란한 불빛과 제주도의 대저택으로 상징되는 볼거리에 묻혔다. 화려한 볼거리로 눈길은 끌었지만 드라마의 본질인 사람의 마음을 끄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또한 블록버스터 즉 대형 드라마에 어김없이 톱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하지만 이들의 부자연스러운 연기로 대형 드라마가 왕왕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태양을 삼켜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완 성유리 등 주연 연기자들의 서투른 연기는 '태양의 삼켜라'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물량공세를 퍼붓는 대형 드라마도 있어야하지만 우선 드라마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과 내실있는 드라마가 우선이라는 것을 실패한 대형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스타 연기자와 제작진이 투입된 '태양을 삼켜라'. 사진=SBS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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