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사랑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의혹 감사 청구"

by 서귀포강변교회 2012. 1. 26.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의혹 감사 청구"

시민단체..KBS '추적60분' 의혹 보도에 -----연합뉴스|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 청구를 검토키로 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6일 "시민사회단체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7대 자연경관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머잖아 제주의 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반부패 네트워크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기관이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느라 수백억원의 공공전화요금을 쏟아부은 것은 분명히 잘못됐기 때문에 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화료를 지출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추적60분'은 25일 방송된 '세계7대 자연경관, 그 논란을 추적하다' 편에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이벤트를 진행한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재단의 정체와 제주도의 7대 자연경관 선정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취재해 보도했다.

제작진이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스위스의 뉴세븐원더스 재단 본부를 찾아가보니 재단 사무실은 없고 주소지는 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었다. 재단은 스위스 전화번호부에도 나와있지 않고 취리히 관광청이나 시민들도 재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재단 측에서 독일에도 사무실이 있다고 했지만 그곳에도 사무실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취리히 상업등기소에 2004년 재단을 설립한 사실은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제작진이 버나드 웨버 재단 이사장과 인터뷰를 요청하자 계속 기다려 달라고만 답변했고 결국 인터뷰는 성사되지 않았다.

7대 자연경관 최종 28개 후보지에 올랐던 몰디브가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자진 철회한 사유도 밝혀졌다. 몰디브 홍보공사 관계자는 제작진과 한 인터뷰에서 "7대 자연경관 선정은 한마디로 사기"라고 말했다. 참가비 199달러만 내면 되는 줄 알았으나 월드투어 비용, 후원금 명목으로 많은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코모도 섬도 28개 후보지에 올랐으나 재단이 인도네시아에서 7대 자연경관 발표식을 하는 대가로 3천500만달러(400억원)를 요구해 정부 차원에서 이벤트 참여를 중단한 사실도 밝혀졌다.

제작진이 재단과 체결한 계약서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제주도는 사전 협약을 이유로 거부했다.

양원찬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추진 범국민위원회 사무총장과 김부일 제주도 환경ㆍ경제부지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전 협약이라는 이유로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재단과 체결한 계약서와 행정 전화요금 공개를 거부했다. 7대 자연경관이 모두 확정돼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몰디브의 계약서를 표준계약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혀 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답변 그대로라면 제주도도 몰디브처럼 막대한 추가 비용을 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 사무총장은 이는 선언적 의미일 뿐 계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선정을 취소한다고 나온 것도 없고 취소될 일도 없다며 계약서를 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지난해 9월 28일 현재 제주도 공무원들의 7대 자연경관 전화투표 건수가 1억800만통이고 전화료가 210억원이라고 적혀 있는 자료를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다.

행정 전화료 문제에 대해 환경ㆍ경제부지사는 조만간 정산이 완료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화비 문제는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뉴세븐원더스 버나드 웨버 이사장과 장 폴 기획이사는 26일 오전 한국관광공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재단 본부 사무실이 스위스에 있지만 직원들이 상주하지 않고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주 업무는 독일 뮌헨과 영국 런던에서 한다고 해명했다.

몰디브 등 일부 나라가 월드투어 비용 분담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올림픽처럼 발표식 행사를 하게 되면 비용이 들고 라이선스료도 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7대 자연경관으로 잠정 선정된 곳 가운데 제주도만 유일하게 확정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주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맨 먼저 득표수를 확인한 결과 최종 결선에서 탈락한 21곳의 어느 곳보다 득표수가 많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5일 제주도 7대 자연경관 확정 인증서 수여식 행사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jphong@yna.co.kr
------------------------------------------------------------------------

커지는 7대경관 논란 `찜찜한 제주도`

매일경제 | 입력 2012.02.15 17:55
"실체없는 단체에 혈세 쏟아부어"
"소모적 논쟁으로 관광산업 위협"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공무원을 동원해 거액을 주고 사온 것 아닌가요?" "소모적 논쟁으로 제주 발전에 대한 진정성까지 평가절하돼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11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제주도가 최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주관사인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불분명한 정체성과 제주도가 선정되기 위해 거액의 전화요금을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을 동원하고 거액을 들였다는 비판론과 세계적인 마케팅 브랜드 기회를 폄하시킨다는 옹호론으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 쌓이는 의혹 자연경관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실체와 브랜드 효과 △공무원을 동원한 사례와 위법성 △전화비 등 소요경비 일체 예산 지출 내용 등이다.

특히 제주도가 자연경관 선정 과정에서 모바일 투표를 하면서 공무원을 대거 동원하고 200억원에 달하는 전화비를 혈세로 부담하게 되면서 논란의 정점에 섰다.

제주도는 지난 9일 제290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폐회 중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신광홍) 업무보고에서 밝힌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공무원들이 국제전화를 사용해 부과된 행정전화 요금은 총 211억8600만원.

이 중 KT의 이익금 41억6000만원은 도에 환원키로 하면서 실제 납부 요금은 170억2600만원이고, 미납 요금은 65억9500만원이다. 5년 동안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납부한 요금 중 일부를 태풍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 발생 시 긴급자금으로 활용하는 자금인 '예비비'로 납부하면서 법령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을 동원해 할당량을 내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행정전화비(국제전화)를 공개한 제주도 측은 중복 투표에 대한 의혹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공무원 동원과 전화비 과다 논란 등 의혹이 확산되자 우근민 제주지사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동원 부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민심은 양분되고 있다. 유네스코 3관왕을 한 제주도가 도덕적 타격까지 감수하며 자연경관에 대한 후속 사업을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이들은 재단 측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데다 7대 경관 타이틀의 국제적 가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제주의 관광 효과가 갈수록 퇴보하고 있는 시점에서 실효적인 마케팅 이슈로 기대되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브랜드를 힘들게 따놓고 소모적 논쟁으로 그동안의 노력을 퇴색시킨다는 '옹호론'이 상존한다.

◆ 가열되는 논란 한영조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선정 절차가 검증되지 않은 중복투표로 하다 보니 공무원 한 명이 많게는 하루에 1000통 이상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화비도 예비비를 사실상 전용해 자의적으로 써버렸다. 도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집행부가 마음대로 결정한 부분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 토박이인 박성권 씨는 "제주도를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투표했는데 재단 실체에 의혹이 제기되는 등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면서 "재단이나 자연경관의 가치에 대한 규명이 없다 보니 지역 내 갈등이 심화돼 오히려 선정되지 않은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업계 등에서는 이번 자연경관 선정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칫 이번 논란으로 제주 관광 자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명진 제주관광협회장은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것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며 "현재 제주 노선 외국 항공사의 신규 취항이 9분 능선을 넘었고 이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사는 김성록 씨(50)는 "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 당시 제주 분위기나 열망을 다른 지역 사람들은 모른다"며 "이미 선정된 만큼 앞으로 자연경관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역경제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논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 박진주 기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