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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11월의 기도

by 서귀포강변교회 2014. 11. 1.

 

 

 

11월의 기도 / 박소향

 

가지가 나뭇잎을 비우듯 나도 조용히 비워지고 싶다

바람 스산히 지나는 거리마다 혼자 묻힌 고독에도 너무 황홀한 장미빛 낙엽이고싶다

 

구름도 때로 비되어 내리고 기다린 한 철 눈되어 내리는데 무거운 어둠 쏟아 놓지 못한 가슴으론 침묵의 무게만으로도 벅찬 것을

 

아, 그래서 11월에는 마른잎이 되어도 화려한 너처럼 비워지고싶다

 

하나씩 가벼워지고 한가지씩 비워져서 누군가 마음 열 때 편히 담을 수 있도록 안녕을 고해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처럼 새하얀 작별의 날에도 기도의 몸 짓 멈추지 않는 마른 나뭇잎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