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기도 / 박소향
가지가 나뭇잎을 비우듯 나도 조용히 비워지고 싶다
바람 스산히 지나는 거리마다 혼자 묻힌 고독에도 너무 황홀한 장미빛 낙엽이고싶다
구름도 때로 비되어 내리고 기다린 한 철 눈되어 내리는데 무거운 어둠 쏟아 놓지 못한 가슴으론 침묵의 무게만으로도 벅찬 것을
아, 그래서 11월에는 마른잎이 되어도 화려한 너처럼 비워지고싶다
하나씩 가벼워지고 한가지씩 비워져서 누군가 마음 열 때 편히 담을 수 있도록 안녕을 고해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처럼 새하얀 작별의 날에도 기도의 몸 짓 멈추지 않는 마른 나뭇잎이고 싶다
'목회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추수감사주일에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0) | 2014.11.13 |
---|---|
수능에 임하는 명승민, 박지인, 변경림, 주 한, 지의현을 축복합니다. God blessed you! (0) | 2014.11.07 |
교회를 개척할 때 고려해야 할 4가지 질문 (0) | 2014.10.31 |
훈훈한 기사 : 어느 이웃 사랑 (0) | 2014.10.11 |
아홉 가지 기도 (0) | 2014.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