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제가 밝게 지낸 지가 몇 년 안돼요. 아직도 꼭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국민들에게 관심 좀 많이 가져달라고, 제보를 많이 부탁한다고 꼭 써주세요."
이자우(52)씨는 1989년 5월 18일을 잊지 못한다. 생후 7개월(88년 10월8일생)된 딸 한소희양을 눈앞에서 잃어버린 날이다. 당시 30대의 한 여성이 사람을 찾는다며 이씨의 집에 들어왔다. 그 여성은 소희를 보고 "참 탐스럽다"며 예뻐하고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이씨가 잠시 부엌일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를 데리고 사라져 버렸다. "다 제 탓이에요"라고 말하는 이씨의 말에서는 실종아동의 부모들이 갖는 깊은 회한이 묻어났다.
이씨는 25일 '제5회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실종아동 부모를 대표해 어딘가 있을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물었더니 "어느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느냐, 부모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편지를 읽으면) 눈물이 나서요"라며 더 긴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에 양해를 구했다.
이제 만23살이 된 딸, 딸이 나이를 먹는 동안 세상도 많이 변했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이씨도 많이 힘을 얻었다고 했다. 경찰에 신고한 뒤 초기에는 "애를 왜 잃어버렸냐"고 경찰에 타박을 받기도 했고, 꼭 좀 찾아달라고 경찰에 돈도 찔러줘야 했다. 경찰은 당시 이씨를 피해자가 아닌 죄인 다루듯 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찰이 많이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담당이 수원 중부서인데, 간혹 전화가 와서 제보가 온 것이 있는지 묻고, 실종팀이 바뀌면 연락도 해준다"며 성과가 있건 없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맙다고 했다. 그렇지만 다른 실종아동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경찰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희를 잃어버리고 22년 동안 편하게 살아보지 못했다. 그나마 2005년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생기고, 실종아동찾기협회를 통해 같은 처지의 부모들을 만나 위로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면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이씨는 "3년 전 어린이집 교사로 취업해 소희에게 못다 준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정말 예쁘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2005년 자신도 방송통신대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소희의 사진과 정보는 현재 실종아동전문기관 홈페이지(www.missingchild.or.kr)에 올라있다.
이씨는 "소희가 자신의 아주 어린 시절 사진이 없는 것이나, 출생에 대한 의아한 점을 눈치채고 꼭 연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사진을 보고 본인이나 주변인이 제보를 해서 부모를 찾은 경우가 3건 있었다. 그 중에는 76년에 실종됐다가 34년 만에 가족을 만난 경우도 있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은 홈페이지에 부모의 동의를 얻어 장기 실종아동 94명과 장애인 90명의 사진과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 기관 곽영주 팀장은 "예전에는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얼굴을 잘 알아볼 수 없는 흑백사진이라도 올려놓은 경우를 보면, 아이를 찾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 느껴진다.
실종아동ㆍ장애인 발생건수는 지난해 1만7,528건이었고 이들 중 219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발생건수와 미발견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법률 미비로 2005년 이전에는 일목요연한 통계가 없지만, 2006년 이후 찾지 못한 아동과 장애인은 지금까지 360명이다. 이전까지 합치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시설 등에 거주하고 있는 무연고 아동ㆍ장애인의 데이터베이스와 유전자 정보(가족동의 전제)를 구축한 뒤 경찰청 실종신고시스템과 연계해 2009년 이후 173명을 조기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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