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스트레스·패배감에 몸살 --- 환자수 해마다 4% 늘어
40대 이상이 73% 차지
사회적인 피로감이나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여러 신체질환은 물론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도 불러온다는 것은 의학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피로감이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처음에는 근육통, 피로감, 두통, 무력감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후 우울증 단계로 접어드는데, 이쯤 되면 지속되는 우울감, 흥미 소실, 자살 생각, 식욕 감소, 불면, 불안 등과 같은 증상이 몇 달 이상 나타난다. 관련 전문의들은 우울증에 접어들었다면 의사와 상담해 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개인적으로라도 운동이나 명상, 친목 혹은 봉사활동 등으로 정신적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술이나 회식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오히려 악화되는 사람도 많다고 지적한다.
최근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환자 수는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2006~2010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51만6000명으로 2006년 44만1000명보다 17%가량 늘었다. 그사이 한해 평균 4%씩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여성 환자의 경우 한해 평균 4.4%씩 늘어 남성(2.9%)보다 증가폭이 컸다. 나이대별로 환자의 분포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 환자는 늘어나 4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나이대별 환자 수 분석에서는 20대부터 70대까지는 계속 늘어나며, 특히 50~70대에 환자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관련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처럼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사회적인 피로감이나 스트레스 역시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김도훈 한림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일상생활 속의 스트레스, 대인관계의 문제 같은 사회적인 문제와 함께 유전, 뇌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이상 등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며 "특히 사회적 피로감과 스트레스는 정신적 무력감, 우울, 불안 증상을 유발해 우울증, 불안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선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과거보다 성과를 더 중시하고 경쟁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종종 잘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 역시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명확한 연구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적인 사회일수록 우울증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이 패배감을 느끼고, 이런 패배가 반복되면서 더는 자신감을 만회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우울증은 여성에게 더 많은데, 이 때문에 여성호르몬과 우울증이 관련 있다고 설명하는 전문가가 많다.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큰 경우 감정의 흔들림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며, 이때 불안과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성의 사회적 환경 및 남녀 차별에 따른 스트레스도 우울증의 주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여성들은 육아 및 가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도 하고, 시부모와의 갈등도 더 많이 겪으며, 남성 우위의 사회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겪기 때문에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최근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전덕인 한림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점점 복잡해져 가는 사회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과 함께 정신과 진료실의 문턱이 낮아진 점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이와 함께 국민들이 우울증의 심각성을 많이 알게 되면서 치료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점도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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