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이 1446년(세종 28년) 음력 9월에 반포된 이래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편지가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 유성구 안전 나씨 묘에서 500년 전 한 부부가 주고 받은 편지가 공개돼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대전 유성구 안정 나씨(安定 羅氏) 묘에서 미라와 함께 출토된 조선시대 부부의 편지를 초음파 봉합처리를 통해 복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편지는 분묘 이장 중 나온 것으로, 나신걸(羅臣傑 15세기 중반~16세기 전반)의 부인 신창 맹씨(新昌 孟氏)의 목관에서 미라, 복식 등과 함께 출토됐다.
나씨가 부인 맹씨에게 보낸 편지엔 당시 함경도 군관으로 떠나 있던 나씨가 "분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 가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500년 전 부부 편지에 감동받았다”, “500년 전 부부 편지 너무 애틋하다”, “500년 전 부부 편지 정말 아름다운 사랑이네”, “조선시대 애처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가기록원은 "당시 분과 바늘은 매우 귀한 수입품이어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부부의 날을 맞아 조선시대 부부의 정과 생활상을 생생히 담은 당시의 기록물을 복원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편지는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전에는 순천 김씨 묘에서 출토된 한글 편지(1555년)가 가장 앞섰다.
편지는 오는 10월 개관 예정인 대전역사박물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하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