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현의 대단한 할머니'(일본, 2006년작)라는 영화를 최근에 보았습니다.
기차와 기차길에 얽힌 기억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히로시마 원폭투하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된 어머니는 두 아들을 키울 수 없어 큐슈 사가현에 살고 계신 친정어머니께 둘째 아들을 보냅니다.
사정도 모르고 울면서 기차에 오른 초등2학년 꼬마는 그렇게 기차와 인연을 맺고 날마다 기차길에서 엄마를 기다립니다.
사가현의 할머니는 홀로 가난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난을 '의미있는 가난'으로 여기고, 손자를 가르칩니다.
고철을 주워오고 냇가에서 채소를 건지고 달리기를 가르칩니다.
초등5학년 꼬마는 가을운동회를 할머니의 응원없이 홀로 참가하게 됩니다. 할머니는 암탉에게서 달걀을 기대했으나 끝내 얻지 못하고 매실절임과 생강으로 된 도시락을 전하고 일터로 갑니다.
오전 달리기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었으나 같이 먹을 친구가 없습니다. 부모들의 '자기 자식 챙기기' 때문이지요.
교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을 찰라, 담임 선생님이 자신의 도시락을 가지고 들어옵니다. "나는 오늘따라 배가 아프니 네가 싸온 매실절임 생강 도시락과 내 도시락을 바꿔먹자꾸나."
이유를 모르는 아이는 특도시락을 맛있게 받아 먹습니다.
그런데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선생님 두 분도 자신의 배가 아프다며 아이의 도시락과 바꿔먹자고 찾아옵니다.
참 좋은 교육풍토가 이곳 서귀포에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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