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1965년 동백정 낙성식 장면. 동백정은 지금 신성리 갈대밭, 춘장대 해수욕장과 함께 서천 최고의 관광지다. ②1940년대 장항극장 앞 풍경. 수많은 일본군이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당시 서천군 장항읍은 군산과 함께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쌀 수출항이었다. ③1955년 장항제련소를 시찰하는 이승만 대통령. 구리와 금을 생산하던 제련소는 주변 땅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동파이프 생산 공장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④1960년대 장항항 공사현장. 1937년 완공된 장항항은 일제의 미곡 수탈과 근대 공업화 과정에서 급속하게 팽창했으나 이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오늘날 장항항 중금속으로 오염된 충남 서천군 장항읍 옛 장항제련소 주변 땅에 대한 정화사업이 본격화됐다.
충남도와 서천군은 환경부와 함께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송림리·화천리 등 옛 장항제련소에서 반경 1.5㎞ 이내의 땅 115만8000㎡를 매입한다고 29일 밝혔다. 매입 정화사업은 지난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이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 등은 이날 환경관리공단과 토지매입 대행계약을 맺고 932억원(국비 80%, 지방비 20%)을 들여 2012년까지 사들이게 된다. 오염토지 매입 예산은 올해 125억원을 들여 20만1235㎡를 사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2010년 191억원, 2011년 314억원, 2012년 302억원이 들어간다.
도와 군은 매입 대상인 중금속 오염 토지에 대해 개발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등을 거쳐 토지이용계획을 세우는 한편, 매입 토지를 포함한 제련소 반경 4㎞의 땅 94만3000㎡에 대해 2012년부터 정화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도는 정화사업에 모두 2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역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에서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된 156명과 중금속 중독 의증자 12명을 추적 관리하고 추가로 건강검진을 희망하는 주민과 미검진 주민에 대한 조사도 할 예정이다.
도와 군은 제련소 주변지역 주민들이 질병에 시달리는 등 문제가 나타나자 2007년 5월 장항제련소 오염피해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으며, 올 2월까지 진행된 정부합동대책기구의 토양 정밀조사 결과, 제련소에서 배출된 중금속이 장항읍 장암리·송림리·화천리 일대 731만5000㎡를 오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부합동대책기구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실시한 주민건강조사에서 검사를 받은 985명 가운데 156명의 체내 카드뮴 농도가 기준치보다 높고 신세뇨관 미세손상 8명, 신장기능 이상 3명, 뼈 손상 1명 등 의증환자 12명이 발견되자 제련소 반경 1.5㎞는 주민 이주와 매입 및 정화대상, 반경 4㎞ 지역은 정화지역으로 지정했다. 정화지역 주민은 1172가구, 2902명이다.
한편 옛 장항제련소는 1936년 조선총독부가 조선제련소를 세우고 제련을 시작했으며 89년 용광로가 폐쇄됐다. 서천군은 제련소의 상징이었던 장항읍 일대를 예술공간으로 꾸미는 도시재생 사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페스티벌을 여는 장항항 일대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5일 오후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 장항 제련소와 굴뚝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210m의 전망산(바위산)에 굴뚝(높이 110m)이 자리잡고 있다. 제련소는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수십년간 국내 구리 제련의 주요 생산시설로 활용됐다. 그러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89년 제련소 용광로가 폐쇄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동파이프 생산공장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장항읍은 38년 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됐다. 하지만 장항읍 인구는 2일 현재 1만3260명에 불과하다. 광주가 인구 140만 명의 대도시로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종화 서천군 부군수는 "장항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천군이 장항읍 활성화 작업에 착수했다. 도심 곳곳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군은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13일부터 22일까지 '2012 선셋장항 페스티벌'을 연다. 장항항 주변 낡은 창고와 근대건축물, 장항역사 등을 무대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천군 이대성 전략사업단장은 "낡고 오래된 건물 등을 문화예술 콘텐트와 연결, 관광객을 유치하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공장미술제 전시관 내부. 페스티벌 기간 주요 행사는 ▶공장미술제 ▶트루컬러스 뮤직페스타 ▶힐링캠프 ▶매직믹스쇼 ▶ARS(아르스) 워크숍 등이 있다.
공장미술제는 공장 창고 3곳에서 20~30대 작가 150여 명이 공동으로 회화, 조각 등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퍼포먼스를 펼친다. 공장 창고 가운데는 1930년대 지어져 일제 강점기 때 미곡창고(1200㎡) 등으로 사용된 곳도 있다. 군은 2년 전 이곳을 10억원에 매입했다. 앞으로 상설 전시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트루컬러스 뮤직 페스타는 14일 오후 5시부터 12시간 동안 음악공연을 하는 것으로 꾸며진다. 이 행사에는 서울 홍익대 주변에서 활약하는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
14일 낮 12시부터 장항 송림리백사장에서 열리는 '힐링캠프'는 요가, 명상, 마사지, 타악공연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자리다.
ARS워크숍에선 다양한 영상전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워크숍에서는 특히 미디어아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오스트리아 미디어콘텐츠기관 아르스일렉트로니카센터가 참여한다. 문의(041)950-4723.
서천군은 이번 축제와 별도로 장항읍 도선장(渡船場)에 해양문화 창작소(600㎡)를 세우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섰다. 도선장은 1930년부터 장항과 전북 군산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고 내리던 곳이었다. 하지만 2009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이후 방치돼 왔다.
군은 또 2008년 장항역이 서천군 마서면으로 이전함에 따라 방치된 과거 장항역사 주변에 미디어 아트스쿨을 만들기로 했다. 예술가들이 장항에 머물며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