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2004년 12월호
200여 개국에 1만2100여 명의 선교사를 派送, 미국에 이어 2위의 宣敎대국
한국 기독교는 서양 선교사가 모두 떠난 이라크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죽음과 투옥을 불사하고 세계를 누비고 있다.
李根美 자유기고가 (gosus@dreamwiz.com)
죽음을 불사하는 선교사
지난 10월 한국 목사 5명이 『우리가 죽으면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 달라』는 목걸이를 걸고 이라크에 갔다. 이들은 순교할 각오로 이라크에 갔다가 우리 외교관의 설득으로 귀국했다.
지난 9월13일에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서 김진희(34·여) 선교사가 괴한들의 총격에 맞아 숨졌다. 기독교한국침례회에서 派送(파송)한 金선교사는 남편 한재성(37) 선교사와 함께 1997년부터 카자흐스탄, 필리핀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6월 이라크에서 이슬람 테러단체에 납치, 살해당한 김선일씨는 中東 선교를 꿈꾸던 예비 선교사였다. 이들은 죽음과 투옥을 무릅쓰고 해외 선교에 나섰던 사람들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외로 선교사를 많이 派送한 나라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全세계 200여 개국에 1만21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지난해에 비해 545명이 증가한 수다.
중국·일본·몽골 등 동북아권 선교사는 430명 증가했고, 인도는 132명이 증가했다. 이슬람권인 중앙아시아는 117명, 中東은 37명이 줄어들었다.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아랍권이 갈등하면서 선교 환경이 악화돼서다.
KWMA 대표회장 朴鍾淳(박종순·충신교회 담임) 목사는 『한국이 미국 다음의 선교국가가 된 것은 그만큼 우리의 국력이 신장됐고, 한국 교회의 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1970년대 후반, 한국 기독교는 해외 선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교포 선교를 하면서 南美나 아프리카에까지 선교활동을 했다. 신약성경에 『너희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라 되라』는 말이 있는데, 당시 멀리 가는 게 진짜 선교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복음주의 학생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생선교운동(SMF), 한국십대선교회(YFC),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등의 기관에서 많은 선교인력을 배출했다.
1980년대에 「선교 한국대회」가 열릴 때면 청년들이 대거 참가하여 선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해외 선교를 위해 선교사를 양성하기보다 선교사가 스스로 훈련을 받아서 선교지로 나가는 형태가 더 많았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기독교계에는 미국으로부터 「未전도 종족(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은 종족)」이라는 개념이 들어왔다. 北緯(북위) 10도에서 40도 사이의 지역은 유독 이슬람교·불교·사회주의 국가들이 많다.
이 지역이 새로운 선교활동 대상으로 부각됐다.
이 무렵 기독교계에서는 短期(단기)선교가 붐을 일으켰다.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단기 선교여행을 가거나, 직장인들과 의사 등 전문가 그룹들이 휴가를 얻어 해외 봉사·선교 활동을 펼쳤다.
중국 선교는 북한 선교의 교두보
세계에서 가장 선교하기 힘든 지역은 중국과 中東이고, 선교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지역은 북한이다.
중국은 自國民에게는 교회운영을 허용하나, 외국인 선교사의 선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선교사들이 다른 직업인으로 위장하고, 비밀리에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어떤 형태의 선교도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들 가운데 다수가 북한에 선교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중국 선교는 곧 북한선교를 위한 교두보라고 볼 수 있다.
55개 이슬람 국가는 기독교 선교를 인정하는 곳, 自國民 목회자만 허용하는 곳, 선교를 허락하지 않는 곳으로 나누어진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 국가들은 비교적 기독교 선교에 관대한 편이지만 그 외 이슬람 국가는 기독교 전파를 매우 엄격하게 규제한다.
선교를 허용하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한국 선교사가 직접 활동하지만, 외국인 선교사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에는 현지인 목회자를 배출해 선교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외국인 선교가 자유로운 카자흐스탄의 침켄트에 영산종합대학교를 세워 선교사를 배출한 뒤, 다른 이슬람 국가로 파송한다.
김선일씨 살해범들, 『선교하려는 이교도를 죽였다』
KWMA 집계에 따르면 현재 中東지역 15개국에 41개 선교단체가 약 611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中東 선교의 역사는 1970년대 中東건설 붐을 타고 우리 건설회사들과 근로자들이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韓人교회가 세워졌고, 1984년에 체계적인 선교사 관리와 파송을 위해 「中東선교회」가 설립되었다. 中東선교회에서는 매년 10명 안팎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선교회 창립 때 파송되어 20년째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있다.
현재 서양 선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라크에서 한국 선교사 여섯 가정이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22일 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단체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金씨 살해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라크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이교도를 죽였다』고 밝혔다.
김선일씨는 中東 선교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졸업한 뒤 아랍어를 전공했고, 아랍어를 더 공부하기 위해 가나무역에 취직하여 이라크에 갔다. 지난 4월 이라크 사정이 나빠지자 담임목사가 철수한 바그다그연합교회에서 김선일씨는 예배를 인도하기도 했다.
한국의 5만여 개 교회 가운데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는 15% 정도인 7500여 곳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교회內에 선교국을 두고 54개국에 6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세계 각 지역의 韓人교회들도 그곳에서 他지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한다. 현재 한국 선교사 현황에 해외 韓人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교회의 활발한 해외 선교활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슬람권 등에서 현지인들이나 정부, 현지 종교지도자들과 마찰을 빚어 國益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KWMA 대표회장 朴鍾淳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선교사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합니다. 한국공관이 없는 오지에서도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들은 한 손엔 성경을, 한 손엔 한국을 들고 선교하고 있습니다』
외교관들이 각 나라 상류층들을 상대한다면 선교사들은 각 나라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까지 두루 찾아간다.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용기 조」(여의도순복음교회 趙鏞基 목사)는 아는 외국인들이 많다.
세계침례교연맹대표인 金章煥(김장환) 목사도 해외에서 「빌리 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소망교회 郭善熙(곽선희) 원로목사와 충신교회 朴鍾淳 목사는 중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
200여 개국에 1만2100여 명의 선교사를 派送, 미국에 이어 2위의 宣敎대국
한국 기독교는 서양 선교사가 모두 떠난 이라크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죽음과 투옥을 불사하고 세계를 누비고 있다.
李根美 자유기고가 (gosus@dreamwiz.com)
죽음을 불사하는 선교사
지난 10월 한국 목사 5명이 『우리가 죽으면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 달라』는 목걸이를 걸고 이라크에 갔다. 이들은 순교할 각오로 이라크에 갔다가 우리 외교관의 설득으로 귀국했다.
지난 9월13일에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서 김진희(34·여) 선교사가 괴한들의 총격에 맞아 숨졌다. 기독교한국침례회에서 派送(파송)한 金선교사는 남편 한재성(37) 선교사와 함께 1997년부터 카자흐스탄, 필리핀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6월 이라크에서 이슬람 테러단체에 납치, 살해당한 김선일씨는 中東 선교를 꿈꾸던 예비 선교사였다. 이들은 죽음과 투옥을 무릅쓰고 해외 선교에 나섰던 사람들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외로 선교사를 많이 派送한 나라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全세계 200여 개국에 1만21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지난해에 비해 545명이 증가한 수다.
중국·일본·몽골 등 동북아권 선교사는 430명 증가했고, 인도는 132명이 증가했다. 이슬람권인 중앙아시아는 117명, 中東은 37명이 줄어들었다.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아랍권이 갈등하면서 선교 환경이 악화돼서다.
KWMA 대표회장 朴鍾淳(박종순·충신교회 담임) 목사는 『한국이 미국 다음의 선교국가가 된 것은 그만큼 우리의 국력이 신장됐고, 한국 교회의 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1970년대 후반, 한국 기독교는 해외 선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교포 선교를 하면서 南美나 아프리카에까지 선교활동을 했다. 신약성경에 『너희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라 되라』는 말이 있는데, 당시 멀리 가는 게 진짜 선교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복음주의 학생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생선교운동(SMF), 한국십대선교회(YFC),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등의 기관에서 많은 선교인력을 배출했다.
1980년대에 「선교 한국대회」가 열릴 때면 청년들이 대거 참가하여 선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해외 선교를 위해 선교사를 양성하기보다 선교사가 스스로 훈련을 받아서 선교지로 나가는 형태가 더 많았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기독교계에는 미국으로부터 「未전도 종족(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은 종족)」이라는 개념이 들어왔다. 北緯(북위) 10도에서 40도 사이의 지역은 유독 이슬람교·불교·사회주의 국가들이 많다.
이 지역이 새로운 선교활동 대상으로 부각됐다.
이 무렵 기독교계에서는 短期(단기)선교가 붐을 일으켰다.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단기 선교여행을 가거나, 직장인들과 의사 등 전문가 그룹들이 휴가를 얻어 해외 봉사·선교 활동을 펼쳤다.
중국 선교는 북한 선교의 교두보
세계에서 가장 선교하기 힘든 지역은 중국과 中東이고, 선교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지역은 북한이다.
중국은 自國民에게는 교회운영을 허용하나, 외국인 선교사의 선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선교사들이 다른 직업인으로 위장하고, 비밀리에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어떤 형태의 선교도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들 가운데 다수가 북한에 선교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중국 선교는 곧 북한선교를 위한 교두보라고 볼 수 있다.
55개 이슬람 국가는 기독교 선교를 인정하는 곳, 自國民 목회자만 허용하는 곳, 선교를 허락하지 않는 곳으로 나누어진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 국가들은 비교적 기독교 선교에 관대한 편이지만 그 외 이슬람 국가는 기독교 전파를 매우 엄격하게 규제한다.
선교를 허용하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한국 선교사가 직접 활동하지만, 외국인 선교사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에는 현지인 목회자를 배출해 선교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외국인 선교가 자유로운 카자흐스탄의 침켄트에 영산종합대학교를 세워 선교사를 배출한 뒤, 다른 이슬람 국가로 파송한다.
김선일씨 살해범들, 『선교하려는 이교도를 죽였다』
KWMA 집계에 따르면 현재 中東지역 15개국에 41개 선교단체가 약 611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中東 선교의 역사는 1970년대 中東건설 붐을 타고 우리 건설회사들과 근로자들이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韓人교회가 세워졌고, 1984년에 체계적인 선교사 관리와 파송을 위해 「中東선교회」가 설립되었다. 中東선교회에서는 매년 10명 안팎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선교회 창립 때 파송되어 20년째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있다.
현재 서양 선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라크에서 한국 선교사 여섯 가정이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22일 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단체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金씨 살해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라크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이교도를 죽였다』고 밝혔다.
김선일씨는 中東 선교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졸업한 뒤 아랍어를 전공했고, 아랍어를 더 공부하기 위해 가나무역에 취직하여 이라크에 갔다. 지난 4월 이라크 사정이 나빠지자 담임목사가 철수한 바그다그연합교회에서 김선일씨는 예배를 인도하기도 했다.
한국의 5만여 개 교회 가운데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는 15% 정도인 7500여 곳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교회內에 선교국을 두고 54개국에 6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세계 각 지역의 韓人교회들도 그곳에서 他지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한다. 현재 한국 선교사 현황에 해외 韓人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교회의 활발한 해외 선교활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슬람권 등에서 현지인들이나 정부, 현지 종교지도자들과 마찰을 빚어 國益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KWMA 대표회장 朴鍾淳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선교사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합니다. 한국공관이 없는 오지에서도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들은 한 손엔 성경을, 한 손엔 한국을 들고 선교하고 있습니다』
외교관들이 각 나라 상류층들을 상대한다면 선교사들은 각 나라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까지 두루 찾아간다.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용기 조」(여의도순복음교회 趙鏞基 목사)는 아는 외국인들이 많다.
세계침례교연맹대표인 金章煥(김장환) 목사도 해외에서 「빌리 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소망교회 郭善熙(곽선희) 원로목사와 충신교회 朴鍾淳 목사는 중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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