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제주도 숨은 명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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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특히 제주도의 ‘안식’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는 넓고 고즈넉한 자연, 끝없이 이어진 길, 사람과 어우러진 풍경은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다. 그들에게 흔히 말하는 ‘제주도 여행코스’는 의미가 없을 터.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도는 물론 아름답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제주도 전부는 아니다. 속속들이 보물을 움켜쥔,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을 담고 있기 때문.
제주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제주도를 단순한 ‘섬’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하루 정도 넉넉잡아 돌아보면 제주도 구경 웬만큼 하지 않겠느냐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1박 2일 정도로 제주도의 여유를 온몸으로 느끼겠다는 것은 다소 무리한 계획. 올레길은 물론이고 제주의 명물인 ‘게스트하우스’, 사려니숲, 서귀포항, 엉또폭포까지. 지금부터 소개하는 곳들은 짧은 시간 안에 제주도의 속살을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둘러본, 숨어 있는 ‘진짜 제주’다.
2009년 ‘제주시의 숨은 비경’으로 선정되면서 더 이상은 ‘숨은 비경’이 아니게 된 곳 중 하나인 사려니숲. 얼마 전에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이 길라임을 찾아 헤매던 신비한 숲으로 나왔다. 허나 이리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려니숲을 ‘숨은 제주’에 굳이 포함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꼭 가보아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산소의 밀도가 다르다’ ‘걷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던 사려니숲 여행자들의 전언을 떠올리며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그 이름의 의미처럼 신성해진다. 발걸음 소리마저 방해될 정도의 침묵에서 사람들은 올레길을 걸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그저 걷고 또 걷는다. 숲은 침묵하지만 또한 말한다. 내려놓고, 비워두어도 좋다고 말이다.
사려니숲을 걷다 보면 이 모든 구간을 다 걸어보겠노라는 욕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상시 개방된 구간을 넘어서면 일반인을 통제하는 제주시험림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 평일 100명, 주말 200명으로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탐방을 원하는 날 이틀 전까지는 탐방 신청을 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페이지가 지난해 생기면서 여행이 좀 더 수월해졌다.
사실 서귀포항은 꼭 가볼 만한 여행지로 손꼽히지는 않는다. 오히려 작고 협소한 규모에 1997년 이후로는 여객선 취항도 끊기면서 천대받는 항구에 가까웠다. 그러던 것이 최근 서귀포항 활성화를 위한 실무추진단이 구성되며 본격적인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앞서 2009년에는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새연교 개방과 함께 정갈하게 놓인 새섬 산책로가 열리면서 서귀포항은 다시금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해 질 녘 즈음 이 새연교를 건너 새섬으로 건너가면, 가파른 바위 사이로 넘실거리는 파도가 반긴다. 걷기에 적당할 만큼 길지 않은 새섬의 산책로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면, 저녁 여덟 시부터는 야간 조명이 켜지는 새연교를 만나게 된다. 조명에 오롯이 빛나는 새연교와, 밤바다를 비추는 상가와 고깃배의 불빛이 썩 괜찮은 야경을 이룬다. 제주도에서 몇 안 되는 야경 감상 포인트. 이곳에서, 새연교의 뜻처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지.
작은 바위나 굴을 뜻하는 제주 방언인 ‘엉’과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 ‘또’가 만난, 이름부터 특이한 엉또폭포. 그야말로 ‘숨은 비경’ 중 하나였던 이곳은 중산간 도로가 뚫리고 나서 발견되어 최근에야 올레꾼들 틈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엉또폭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비단 독특한 이름 때문만은 아니다. 햇볕 쨍한 맑은 날에 엉또폭포를 찾으면 눈을 아무리 씻고 보아도 물줄기를 찾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엉또폭포는 폭우 수준의 비가 쏟아진 다음 날이면 간밤에 내린 빗물을 콸콸 쏟아 붓는 신비한 폭포인 것.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인 탓에 ‘운 좋으면 볼 수 있는 장관’이 되어 버렸다. 올레길 7-1코스 안에 있어 올레길 루트로도 추천하지만 이제는 일부러 엉또폭포만 보러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라건대 부디, 비 온 다음 날을 잘 봐두었다가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빚어내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기를.
최근 제주도에서 붐이 일고 있는 것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단연 ‘게스트하우스’다. 원래부터 제주도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적지 않았다. 국내 여행자 대신 외국인 여행자가 많았던 특성 탓에, 부담 없이 묵으며 친목도 쌓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더러 생겼던 것. 그러다 최근 급격하게 국내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제주도에는 국내 여행객의 입맛에 맞는,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게스트하우스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수많은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도, ‘아일랜드 게스트하우스’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바로 주인장인 아이링 때문이다.
생김새며 말투가 한국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물어보니 말레이시아 사람이란다. 이제 오픈한 지 2년 꽉 채운 이곳은, 제법 입소문 난 게스트하우스이기도 하지만 여행을 좋아해 한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는 그녀가 유일하게 ‘머물 곳’이기도 하다. “장기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쉴 곳을 내어주는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주도 여행하면서 쉬는 곳이 되어도 물론 좋지만, ‘이 게스트하우스에 와서 쉬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좋죠.”
밤이면 모든 손님이 마룻바닥에 주저앉아 맥주 한 잔씩 기울이고, 환경에 관심 많은 아이링과 함께 캔에 꽃을 심어보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저 여행 자주 가니까 저희 게스트하우스 놀러 오셔도 저는 없을지도 몰라요” 하며 배시시 웃는 그녀, 하지만 이미 그녀와 이곳은 그 자체로 너무도 편안한 쉼이다.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바닷가야 어딘들 안 좋겠느냐마는 그래도 특히 좋은 곳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에, 제주에 사는 현지인이 고심 끝에 던진 말이다. “금능해수욕장이 어떨까요?” 육지에서 봐 오던 바다와는 분명 다를 거라는 조언을 덧붙이며. 단숨에 제주도 서쪽 언저리에 있한 한림읍으로 내달렸다.
바닷가에 도착한 순간, 과연 “아!” 하는 탄성이 새어 나온다. 육지 끝에 다다르는 바닷가의 푸름과는 차원이 다르다. 온통 뽀얀 모래로 가득한 백사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끝이 바닷물에 젖어들고, 주변은 에메랄드 빛으로 변해 있다. 파도가 빚은 물결무늬의 모래를 밟으며 가까이 보이는 비양도까지 마냥 걸어갈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조금만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협재해수욕장에는 최근 만화가 메가쇼킹이 게스트하우스 겸 복합문화공간의 개념으로 오픈한 ‘쫄깃센터’가 있다.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들과 어우러져 술 한잔 얼큰하게 걸치는 것 또한 즐겁지 않을까.
동네 주민들이 모두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며 추천하는 곳. 제철음식으로 백반을 차리는 집으로, 두루치기, 정식 등이 주메뉴다. 지글지글 익는 돼지고기에 튼실한 생선구이까지 푸짐하게 받은 정식이 1인당 5,000원이라니, 직접 보고서도 믿을 수가 없다.
-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안덕농협 사계지점 옆
- 문의 064-794-5558
보말손칼국수와 보말국을 주로 파는 곳이라는데, 잘 모르는 사람은 ‘보말이 무엇인가’를 한참 고민하곤 한다. 상을 받고 보니 보말은 ‘고동’의 제주 방언. 걸쭉한 국물과 함께 말캉한 보말이 입에 들어와 감기는 그 맛이란, 도시로 돌아와도 쭉 생각날 듯하다.
- 위치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1067-23번지
- 문의 064-794-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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