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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우도 여행기

by 서귀포강변교회 2013. 4. 20.

제주 섬안의 섬 우도다.

서울서 비행기 타고 가, 차 랜트해서 달렷, 배 타고서 오후 2시에 우도에 입성을 했다.

제작년 여름휴가때 우도를 못보고 간 아쉬움을 마침 유채꽃이 필때 맞추었는데,

다가오는 19일(금)~21일(일)까지 유채꽃과 더불어 뿔소라 축제도 함께 열린다고 한다.

유채꽃 축제를 한다기에 난 우도에 내리자마자 섬 전체가 겁나 노랄 줄 알았는데, 

헐~

아무리 둘러봐도 유채는 길거리 큰 풀로만 조금씩 보이기만 하드라고.

우도는 성산항에서 15분정도면 금새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차량승선도 가능하지만 우도에서 오토바이나 자전거, ATV를 빌려서 섬을 둘러 보아도 된다.

막상 다녀보니 길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ATV말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도 충분할 정도였다.

자 그럼 유채를 보러 해안도로를 따라서 바라바라바라방~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이 뜹니다.) 

 

우도를 한바퀴 돌아보니 유채가 핀 곳은 이렇게 듬성듬성이다.

하고동해수욕장이 있는 마을과, 조일리 해안쪽으로 그나마 이쁘게 피어 있었다.

서울 오던날 제주에서 만난 택시아저씨 말씀은 일주일이면 유채가 더 활짝 필거라고 하시는데, 

농부의 딸로서 대충 작물을 좀 볼 줄 아는데 말이쥐~ 유채를 별로 안 심었드라고.

이러다 동네잔치로 끝날 수도 있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 흐~

우리야 머 이왕 온 김에 유채까지 피었으니 한 여름 그 뙤얔볕이 아닌것에 그저 다행이려니.

유채와 더불어 보리도 잘 자라서 살랑이고, 고흥에만 마늘이 많은줄 알았는데 제주도에도 마늘농사를 많이 짓고 있었다.

연두와 노랑이 어우러지고 바람은 겁나 불어 재끼고 우도의 풍경은 그렇게 딱 봄날 스러웠다.

 

 

 이곳은 하고수동 해수욕장 바로 앞이다.

구불구불 쌓인 돌담길로 오토바이며 ATV가 시끌하게 지나가고 그 안쪽 마을에 유채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해안길 바로 옆이라 지나면서 이렇게 보인다.

일단 보이면 잠시 멈춰서 동네 안으로든, 조금은 높은 곳이라도 올라서 보면 시야가 넓어져서 구경하는 재미가 더 있다.

물론 제주도에는 올라설 만한 낮은 언덕 찾기도 힘들긴 하지만스도.

 

 

 마침 해를 바라보니 돌담 사이로 노란 물결이 눈부시게 비추인다.

이날도 바람이 엄청 났었는데 사방으로 불어재끼는 바람결에도 유채빛은 더욱 반짝였다.

제주의 유채가 유독 분위기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낮고 검은 돌담과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대충 올려 놓은것 같은 돌담은 손으로 치면 굴러 떨어져 버리지만, 

아무리 거센 태풍이 불어도 바람으로는 쉽게 돌담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그 엉성함 사이로 바람이 통과해 버리는 이유.

거대한 장벽보다 더 튼튼한 '바람구멍'의 역할에 대해 심오ㅋ'한 대화를 나누기도. 흐~

 

 

시기적으로는 유채가 가장 화사하게 피어난 철이 아닌가 싶다.

적당한 키에 빼곡히 자라기만 했다면 딱 꽃이 이쁠 시절이니, 유채꽃 축제 시기로는 날을 잘 잡은듯 싶다.

유채는 우리 어렷을 적엔 '하루나'라고 불렀었다.

그땐 꽃이 이쁘다기 보다는 농사지어서 팔고,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반찬 해먹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유채를 보면 꽃보다는 밥 한숟가락 뜨고 싶은 생각이 나기도.

 


낮은 지붕이 보이는 마을의 유채가 멋진 곳이였다.

 

 

 

마늘도 이제 마늘쫑을 뽑아야 할 정도로 자랐다.

마늘농사도 생각해 보면 참 지긋지긋하다.

전 해 추석때쯤에 오빠가 밭 고랑 내주면, 쪼그리고 앉아서 고랑마다에 마늘 쪽을 심고, 나중에 비닐을 덮고 나서는 마늘이 올라오면 일일이 구멍도 뚫어줘야 하고

해가 바뀌어 봄이 되면 마늘 쫑 뽑는다고 큰 바늘 하나씩 들고 마늘마다 빠트리지 않고 쫑을 뽑아줘야 한다.

그래야 마늘 밑이 실하게 든다고.

그러고 나면 이제 마늘을 캐서 출하를 하는데, 그도 어렸을 적엔 얼마나 덥고, 짜증나고 일은 더디던지.

그랬던 마늘이 유채꽃 살랑이는 꽃밭 가운데서 자라고 있다. 

 

 

비양도를 지나서 오면 해안가쪽으로 유채밭이 몇 군데 있다.

길 위로도 유채가 한참 피어 있어서 오토바이 타고 달리면 절로 소리가 질러질 정도로 드라이브 하기 좋은 길이다.

지도상으로 보니 영일동쯤 되는듯.

 

 

오른쪽 저 앞으로 우도봉이 보인다.

이곳에 피어난 유채는 바다를 풍경으로 자라고 있어서 앞이 훤히 틔였다.

마치 들판에서 저절로 자란것 같이 가운데를 가로질르는 돌 담까지도 멋스럽기만 하다.

그렇게나 불어재끼는 바람에도 자빠지지 않고 화사하게 꽃을 피운것은 워낙에 유채가 유들해서 거센 것에는 강하기도 하지만, 

돌담이 바람을 어느정도 막아주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불때마다 함께 살랑이기도 휘리릭 휩쓸기기도 하면서 유채꽃의 노란바람은 보는 사람들 맘까지도 세차게 일렁이게 만들어 준다.

 

  

  


우도봉을 지나 내려다본 해안가 풍경이다.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비록 언덕위에 하얀집은 아니지만, 

연두빛 새순과 화사한 노란빛이 푸른 바다 바람과 어우러져 먼저 와 닿는 눈이 편해지는 색감들로 인해 맘까지 차분해지는 우도 섬의 봄날이다.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