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회단상

서정희 권사님을 추모하며

by 서귀포강변교회 2005. 6. 25.


 

서정희 권사님.

 

73년의 삶을 마치고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낸 날은 수요저녁예배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애석해하면서도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첫째는, 부활의 몸으로 주님 재림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때문이고

둘째는, 한 알의 밀알로 가셨기에 그 자리에 피어날 열매를 소망하기 때문이지요.

 

이미 그 열매는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이덕영 집사님의 눈물의 회개와 기도생활이 그것이고 아들 이명훈 안수집사님의 신앙회복이 그것입니다.

 

이는 딸 이미화 선교사님의 기도제목이기도 했습니다.

 

17년전 시작된 동맥경화.

 

5년전엔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으시고 약물에 의지하여 살 수 밖에 없다는 의사의 권면을 들었던 권사님.

 

2005년 1월 7일에 이곳 제주도 제주시 내도동에 새로운 두분의 보금자리를 꾸미심은 분명,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 것이라 했지요.

 

저주의 땅, 분열의 땅, 온갖 미신과 우상숭배의 근원지. 상처와 피해의식이 너무나 깊은 생채기로 남은 땅, 제주.

 

이곳의 영혼들이 주의 영광을 볼수 있기를 소망하시며 하루 2시간 이상씩 기도하시던 권사님.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오가던 길에 안개가 끼이고 눈이 쌓이고 비가 와도 주일 아침 5시부터 일어나 부산하게 준비하시던 권사님.

 

성결교회를 고집하며, 아파트 경비원을 전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던 권사님.

  

아들이 멸시하고 무시해도 묵묵히 엄마의 본분에서 알타리 무우를 다듬어 보내주실려고 준비하시던 손길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수고였습니다.

 

피가 통하지 않아 고통스러워하던 왼쪽 어깨와 팔과 손을 주물러드리며 많이 기도했지만 주님은 이땅에서의 사명을 다했다며 데려가셨습니다.

 

이제 권사님 계신 곳은 사망과 고통과 눈물과 아픔과 어둠과 미움과 증오가 없는 곳이지요.

 

허나 권사님, 하실 일이 있으세요. 기도해주세요.

 

서귀포강변교회는 너무나 기도가 필요한 교회입니다.

 

주변의 기대는 크지만 기도와 전도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미약한 교회입니다.

 

기도해주세요. 박목사와 온 성도님들이 성령을 갑절로 받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며 악한 영들을 물리치고 제주도를 복음화시킬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승리를 후손들이 이어가도록...

 

보고싶습니다. 권사님.

 

 

남편 이덕영 집사님이 귀가 어두워 설교를 잘 듣지 못하자 앰프시설을 얼마면 살 수 있냐고 물으셨다던 권사님. 300만원이란 말을 들으시고 '나 죽으면 부조금으로 할수 있겠네' 하셨다던 권사님. 다들 자기만 먹고 살기 바쁜데 어떻게 거기까지 생각하셨어요?

 

조금 더 준비하면 쓸만한 앰프와 스피커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질 것입니다.

  

누가 와서 들어도 또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떠나시기 마지막 주일예배 설교는 '성령을 받으라' 였지요. 미국에서 고남철 목사님 가족도 참석하셨던 날이지요. 모든 성도님들이 사모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들었지요. 더욱 은혜롭게 선포된 말씀을 듣고 우리는 기도했습니다.  성령의 충만을 위해.

 

그리고 나오시면서 저를 보고 씽긋 웃으셨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속으로 인사를 전달하셨지요.

김여민 성도님 등을 두드리며 '성령 충만하면 살 수 있어요, 성령충만을 사모하세요.' 권면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만약에 목사가 성경적인 설교를 하지 않았다면 그날이 권사님의 마지막 예배였는데 큰일날뻔 했습니다. 저는 목숨걸고 성경적인 설교를 계속하겠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주님과 귀가 열린 성도님들을 위해서 말이지요.

   

권사님, 보고싶습니다. 허나  참아야겠지요. 주님이 오실 날까지요.

 

그때까지 성령의 권능을 얻기 위해 엎드려 기도하겠습니다. 전도하겠습니다. 말씀으로 양육하겠습니다. 상급받는 모습으로 권사님을 뵙기 원합니다.

 

주님의 품안에서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2005년 6월 22일

 

 

부족한 종 박건국 목사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