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은 금강 하구의 아름다움과 서해안의 낙조, 일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관광지이다. 그 중에서도 서천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서천8경에는 마량리 동백숲과 금강하구 철새도래지, 한산모시마을, 신성리 갈대밭,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희리산자연휴양림, 천방산 풍광이 있는데, 호젓하게 떠나는 늦가을, 겨울여행에서는 갈대밭의 아름다움과 철새의 군무를 지켜볼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는 게 좋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천 IC에서 나가서 서천읍 방면으로 가면 마서면을 지나서 21번 국도와 합류한다. 이 길로 금강하구둑까지 가서 망월리 방면(화양 방면)의 29번 국도를 타면 동산리에 이른다. 동산리에서 우측으로 금강 방면으로 가면 신성리에 이르고, 여기서부터 펼쳐지는 것이 신성리 갈대밭이다.
[신성리 갈대밭]
신성리 갈대밭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의 하나로 꼽히는 장소. 그만큼 드넓은 밭에 너울거리는 갈대의 모습과 금강의 은빛 물결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곳에는 해마다 이 운치 있는 풍경을 찾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며, 특히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도 단연 인기 만점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장소로 더욱 유명해졌다.
가을이면 만발하는 갈대꽃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은갈색 빛을 띄며 가을 들녘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너비 200m, 길이 1km에 달하는 갈대밭은 사람의 키를 훨씬 뛰어넘는 높이 2-3m의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기 때문에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수천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와 일대 장관을 이룬다. 고니, 청둥오리, 세계적 희귀 조류인 검은 머리 물떼새와 검은 머리 갈매기 등이 보여서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또 겨울철 탐조여행의 최적지로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성리에서 다시 지나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도삼리 부근에서 길게 둑을 형성하고 있는 금강하구축을 만날 수 있다.
[금강하구둑 관광지]
소백산면에서 발원하여 충북 남서부를 지나 충남과 전북의 도계를 이루는 금강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의 사이에 위치한 금강하구둑 아래로 흐른다. 아름다운 금강 위로 충남과 전북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금강하구둑인데, 인근지역에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홍수를 조절하며,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염해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기능만점의 금강하구둑은 또 하나 아름다운 경치로도 유명하다. 흔들리는 갈대밭 사이로 겨울이면 날아드는 철새들의 모습은 한없이 아름답다. 고니와 청둥오리, 검은머리물떼새 등 희귀한 종류의 철새들을 보기 위해 철새전망대도 세워져 있다. 또한 인근에는 관광지가 조성돼 썰매장, 바이킹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컴퓨터 게임장 등 재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이제 바다로 가 보자. 금강하구둑 관광지에서 나와서 장항 방면으로 가다가 송내삼거리에서 왼쪽의 장항역 방면으로 올라가면 창선리에서 송림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올라가는 도로를 만날 수 있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은 바다와 송림,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곳이다. 울창한 해송을 만나면 가을바다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고, 백사장 주변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겨울을 맞을 바다의 쓸쓸함을 달래줄 것만 같은 곳.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은 또 모래찜으로 유명한 곳이다. 옛날 이곳에는 고려시대 문신이었던 두영철의 유배막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의 풍요 가운데 모래땅에 몸을 묻고 햇빛이 모래로 스며드는 열기에 몸을 푼다는 구절을 따라 이곳에서 사람들이 모래찜을 해왔다고 한다. 뜨거운 모래찜 속에서 몸을 풀고 나와 먹는 미역국 한 그릇. 생각만해도 시원한 느낌이다. 특히 이곳의 모래는 염분과 우라늄 성분이 많아 신경통에 특효가 크다고 한다.
휴양림에서 나와서 장항역에서 해변쪽으로 난 617번 지방도를 타면 당정 근처에서 21번 국도와 만난다. 여기서 춘장대 방면으로 올라가면 비인에서 607번 지방도를 탈 수 있다. 다시 도둔리에서 마량리로 들어가면 마량포구와 동백나무숲이 있는 동백정을 만날 수 있다.
[마량포구/마량리 동백숲]
서면 마량리에 위치한 동백나무숲에는 500여년이나 이곳을 지켜온 약 85그루의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거센 바닷바람과 맞서 서로에게 가지를 뻗고 있는 아담하고 단정한 동백나무 숲과 동백동산 정상에 서있는 동백정의 고고한 풍치는 맑고 푸른 바다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동백나무꽃이 매년 3월말에서 5월 초순까지 개화해 선홍빛 요염함을 뽐낸다.
이곳 마량포구는 또 한 장소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서해안의 몇 안 되는 명소 중 하나다. 11월에서 2월 중순까지 일출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특이 이 시기에는 철새탐조를 위해서도 최적의 기간이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길을 나서는 경우가 많다. 또 서천군에서는 매년 마량포 해돋이축제를 열어 해돋는 마량포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마량포구에서 도둔리로 나가는 길에는 서천해양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서천해양박물관]
서천해양박물관은 세계적인 희귀 어종과 현존 어종 등을 만날 수 있는 서해안 최대의 해양박물관이다. 이곳에 전시된 바다동물은 15만여 점에 달하고,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한 식인상어, 키가 1.2m에 달하는 식인조개, 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거북 등을 만날 수 있다.
패류와 어류박제, 산호류, 화석류, 갑각류 등이 전시돼 있을 분 아니라 수족관에는 대형 철갑상어와 가오리, 바다뱀, 열대어 등 500여 점이 헤엄치며 관광객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박물관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입체영화관에서 3D 입체영화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더욱 알찬 생태탐험의 기회가 될 듯.